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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과 삶

나의 존재

by 담을 넘은 가지 2025. 5. 28.

1. 존재 이유: 하나님의 기쁨을 위하여 존재한다

인간의 존재 이유를 “하나님의 기쁨을 위하여”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신학, 곧 신(神) 중심적 존재론을 전제로 한다. 에베소서 1장 5절은 하나님께서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셨다고 밝히며, 인간의 존재와 구속이 하나님의 기쁨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는 곧 우리의 삶의 시작도, 구원의 완성도 하나님의 주권과 기쁨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스바냐 3장 17절에서도 하나님께서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고 하신 말씀은, 인간이 단지 도구적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기쁨은 단순한 감정적 기쁨이 아니라 언약의 사랑, 곧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나오는 인격적 교제의 기쁨이다. 침례교는 철저히 성경 중심적이며,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함께 강조하는 균형 잡힌 신학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재 이유는 자아 실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을 위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것이 신앙의 출발점이며, 이것은 참된 자기 이해로 이어진다.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존재로 지음 받았으며, 그 기쁨이 곧 존재의 근거이자 이유가 되는 것이다.


2. 존재 목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산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산다”는 고백은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이며, 침례교 역시 이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사야 43장 7절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하셨다”고 명시한다. 이는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적이 자기중심적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삶이라는 뜻이다. 고린도전서 10장 31절은 일상의 사소한 행위조차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수행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신자의 전인격적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윤리적, 존재론적 요청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성품, 능력, 거룩함, 사랑, 정의 등의 총체적 현시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을 삶으로 드러내고 반영한다는 의미다. 침례교 신학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그 자유가 하나님의 영광 아래 있어야 함을 가르친다. 이것은 자유와 책임의 조화를 보여준다. 또한, 영광을 위한 삶은 예배와 동일선상에 있다. 예배는 단지 주일 하루의 행위가 아니라, 전 존재로 드리는 삶이며, 그 자체가 하나님을 높이는 행위다. 그러므로 존재의 목적은 단순한 도덕적 선을 넘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온 삶을 통해 선포하는 데 있다.

3. 존재 가치: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내게 가치롭다

신명기 6장 5절은 구약 율법의 핵심이요, 예수께서도 가장 큰 계명으로 인용하신 말씀이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명령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전인격적 헌신을 요구한다. 요한일서 4장 19절은 이 사랑이 인간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이는 복음의 핵심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선행적 사랑은 인간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는 근거이며,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존재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치로운 방향임을 말해준다. 침례교 전통은 ‘신자들의 공동체(Priesthood of Believers)’를 강조하며, 각 성도가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사랑의 관계를 맺고, 이를 자발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존재의 가치’는 사회적 성취나 남들의 평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 안에 거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사랑은 행동이며 선택이며, 예배와 삶 속에서 드러나는 실존적 응답이다. 존재의 가치는, 내가 얼마나 쓰임받았는가보다는,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며 그 사랑에 머물렀는가에 달려 있다. 그 사랑이 우리의 정체성이며, 그 사랑에 반응하는 삶이 곧 가장 고귀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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